시간이 지나도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 있는 곳들이 있다.
강릉 토박이인 오랑우탄 친척의 추천으로 방문하게 된 그리운 바다 성산포는 그런 공간이었다.
사실 속초, 양양 등 동해 여행을 다니다 보면 맛집이 거기서 거기인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.
약간의 동해 매너리즘(?)에 빠질 즈음 발견하게 된 이곳은 새로운 자극제와도 같았다.
80년대로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했던 그리운 바다 성산포를 소개하고자 한다.
1. 그리운 바다 성산포
1-1. 기본정보
※위치 : 강릉시 교동 984-1
※영업시간 : 10:00 ~ 24:00 (목, 일 휴무)
※주차 : 전용 주차장 없음
현대 네비게이션에는 주소가 업데이트되지 않아서 옛날 주소가 나온다는 점을 주의하자.
또한, 자차로 방문할 생각이라면 주차는 각오해야 한다.
가까운 곳에 공영주차장이 있기는 하지만, 노면수가 굉장히 적어 운 좋게 가게 앞 도로에서 주차 공간을 발견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불법 주차를 감행해야 한다.
1-2. 인테리어
소개받을 때 들었던 '이색적인 것을 원한다면 성산포를 가라'라는 말을 단번에 이해할 수 있는 인테리어다.
(사진을 많이 못 찍어 아쉽지만) 곳곳에 붙어 있는 포스터와 방문자들의 엽서, 80년대스러운 소품들, 테이블 사이 공간을 분리해 주는 커튼,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그 시절의 음악은 과거로 돌아간 것만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.
마치 영화에서 보던 옛날 청춘들의 아지트와 같은 느낌은 설렘과 동시에 안정감까지 주는 신기한 것이었다.
1-3. 오마카세
그리운 바다 성산포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메뉴판이 없는 오마카세 식당이라는 점이다.
보통 '오마카세' 하면 가장 먼저 일식이 떠오르지만, 성산포는 집밥 느낌의 한식을 주메뉴로 삼는다.
특출나게 맛있다기보다는 한 공간에서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점으로 다가온다.
메뉴는 매일 바뀌기 때문에 후술할 메뉴 후기는 참고용으로만 봐주길 바란다.
2. 메뉴 후기
2-1. 집밥 느낌의 상차림
가장 먼저 집밥 느낌의 상차림이 준비되었다.
밥과 김, 콩나물국, 사장님이 현지에서 공수한 식자재로 만든 신선한 나물 반찬들을 맛볼 수 있다.
이색적인 공간에서 집에서 간단히 반주하듯이 마시고 있으니 신비로운 느낌까지 들었던 시간.
참고로 음식 곳곳에 들어간 고추는 꽤나 매운 편이므로 맵찔이는 주의를 당부한다.
2-2. 김치전/제육볶음
집밥 느낌으로 빈속의 부담을 덜어주었다면, 두 번째부터는 본격적으로 술안주스러운 음식들이 나오기 시작한다.
어떤 술의 안주로도 손색없는 김치전과 중독적인 맛의 제육볶음은 술을 끊임없이 들어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.
또한 두 메뉴 다 역시나 고추가 들어가 매콤했다.
2-3. 생선구이/골뱅이무침
이미 배가 꽉 차서 나가니 마니 하고 있던 차에 나왔던 생선구이는 이날의 코-오에게 베스트 메뉴였다.
골뱅이무침은 원래 소면과 함께 나와야 했지만, 이전에 나왔던 밥도 아직 처리하지 못한 터라 소면을 빼고 주셨다.
사진은 못 찍었지만 중간에 김치도 같이 먹으라고 접시에 덜어주시는 등 각 테이블의 상황을 보고 융통성 있게 메뉴를 내주시는 오마카세의 장점을 한껏 느낀 시간들이었다.
아직 더 나올 음식이 남아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, 도저히 더는 먹을 수 없을 것 같아 아쉽게도 골뱅이무침을 마지막으로 성산포를 나왔다.
3. 자잘한 팁
3-1. 카톡(메뉴/예약)
그리운 바다 성산포 인스타 계정에 있는 카톡 아이디를 추가하면 당일 메뉴를 상태 메시지로 미리 볼 수 있다.
다만 경험해본 결과, 마치 기상청의 일기 예보와 같이 100% 들어맞지는 않는다.
욕먹을까 봐 무서워서(?)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가게 상황에 따라 몇 가지 메뉴는 바뀌기도 하는 듯하다.
또한 웨이팅이 걱정되는 'J' 성향이라면 이 카톡을 통해 예약도 가능하다.
3-2. 가격
단골인 친척피셜에 따르면 메뉴가 매일 달라지기 때문에 가격도 달라진다고 한다.
다만 친척의 경험과 코-오의 첫 방문으로 비추어 볼 때 2인 기준 5~6만 원의 가격대를 형성하는 듯하다.
오마카세 특성상 전부 먹지 못하고 나왔다고 하더라도 가격은 그대로이므로 열심히 먹고 나오자.
3-3. 욕쟁이 할머니 느낌의 컨셉
처음에는 여느 술집 사장님과 다를 바 없이 다정하게 대해주시지만, 테이블 위 메뉴가 하나씩 늘어갈수록 벽도 하나씩 허물어지며 찰진 욕들을 들을 수 있다. 코-오는 왜 이렇게 못 처먹냐고 욕을 먹었는데 욕쟁이 컨셉의 식당이 으레 그렇듯 애정 섞인 말들이 기분을 상하게 하지는 않는다.
다만 이를 모르고 방문하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. 알고 맞는 매가 덜 아픈 법. 알고 욕먹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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